초등학생 고전, 학년별 BEST 3 책 추천

Editor Eun Jung Lee Career <초등 독서 노트의 힘>, <아이를 움직이는 한 줄 고전의 힘> 저자


안녕하세요. <초등 독서 노트의 힘>, <아이를 움직이는 한 줄 고전의 힘> 책을 집필한 17년 차 초등 교사 이은정입니다. 교과 공부뿐만 아니라 고전 교육도 많이 궁금하시지요? 초등 고전, 어떻게 접하면 좋은지 쉽게 안내드리겠습니다.

먼저 고전은 문학의 역사에서 그 위치가 인정되는 작품으로 질적인 가치가 인정될 뿐만 아니라 후세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그만큼 고전은 다른 어떤 책보다도 아이의 마음에 많은 울림을 줄 수 있는 책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아이와 함께 나눌 수 있는 동양 고전 위주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초등 고전 추천

초등학생 고전, 왜 중요할까?

1) 디지털 대변환 시기에 인문학적 통찰력을 기를 수 있다.

올해부터 2022 개정교육과정이 1~2학년에 적용됩니다. 또한 교육부에서도 다양한 미래교육의 비전을 제시하며 AI 및 각종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에듀테크 수업도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수많은 정보가 넘쳐나는 시기에 우리 아이가 마음의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 바로 고전입니다. 생성형 AI의 무한한 학습력에 대응할 수 있는 사람만의 강점은 바로 인문학적 통찰력입니다.

2) 자신을 드러낼 수 있다.

다양한 책을 통해 지적 호기심을 채우는 것도 좋지만 책을 읽고 자신을 살펴보는 시간도 중요합니다. 자신의 경험을 꺼내보아야 자기만의 고유성을 찾게 되지요. 요즘은 퍼스널 브랜딩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좋아하고 이것을 왜 하는지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지식 습득을 넘어서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도록 도와주는 책이 바로 고전입니다.

3) 천천히 읽는 습관을 기를 수 있다.

속독도 일종의 책 읽는 습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책을 많이 읽지만 술술 읽히는 책, 만화책에 익숙합니다. 게다가 관심 있는 부분만 읽고 넘어갑니다. 세부 상황 묘사나 복잡한 정보글들은 꼼꼼히 음미하기보다는 어떻게 끝나는지 보려고 설렁설렁 읽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든 책을 정독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가끔 이러한 습관을 바로 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에 고전이 좋습니다. 한 문장이라도 천천히 뜯어보고 무슨 의미인지 골똘히 생각해 보는 경험은 책의 정독 습관을 길러줍니다. 일반독서와 고전독서를 병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속독과 정독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연습이 됩니다.

4) 객관적으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

학교에는 다양한 성격의 아이들이 있습니다. 모든 성격에는 장단점이 있지요. 자신의 성격 중 개선해야 할 점을 알려면 객관적인 시각이 필요합니다. 주변의 핀잔 섞인 이야기보다 스스로 자신의 장단점을 알아채는 경험이 중요합니다. 고전이 그 역할을 합니다. ‘난 원래 그래’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성격 특성이 고전의 글귀를 만나 생각할 거리가 됩니다. 같은 고전 글귀로 다른 생각을 가진 친구나 부모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기 모습을 더 잘 파악할 수 있습니다. 고전은 객관적인 시각으로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합니다.

초등학생 고전, 학년별 책 추천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고전 읽기에 대해 가장 많이 궁금해하시는 부분이 바로 추천도서입니다. 초등 고전, 어떤 책으로 시작하면 좋은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초등학생 고전

1) 초등학교 1~2학년에 처음 시작하는 경우

<사자소학>을 추천합니다. 사자소학은 소학과 기타 경전을 바탕으로 어린이가 이해하기 쉬운 내용을 뽑아서 한자 4자로 엮은 책입니다. ‘멀리 나갈 때는 부모님께 말씀드린다. 부모님이 부르시면 바로 달려가야 한다. 친구 사이에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등 생활 속에서 지켜야 할 기본생활 습관을 잡아주는 문구가 많습니다. 실제로도 <사자소학>은 <명심보감>과 <동몽선습>을 배우기 전 초학자들의 기초교재로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저학년 대상으로 <어린이를 위한 사자소학 쓰기 노트>, <인성 쑥쑥 한자 쑥쑥 초등 사자소학>, <하루 딱 한 장으로 사자소학 천재 되기> 등이 있습니다. <사자소학>을 필사하면서 아이의 글씨 쓰기 지도와 인성교육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초등학생 고전
출처: 교보문고

2) 초등학교 3~4학년에 처음 시작하는 경우

<명심보감>을 추천합니다. <명심보감>은 ‘마음을 밝혀주는 보배로운 거울’이라는 뜻으로 삶에 대한 교훈서입니다. 선행, 효도, 자기 수양, 부지런함 등 다양한 가치와 덕목에 대해 배우고 자신을 살피며 가다듬을 수 있는 책입니다. 특히 초등학생에게 <명심보감>을 추천하는 이유는 아이들이 생활 속에서 흔히 겪는 인간관계에 대한 보편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명심보감>에는 아이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고 자기 생각을 자연스럽게 끌어내는 문장이 많습니다. <명심보감> 계선 (繼善) 편에 보면 이런 글이 있습니다.

나를 착하게 대하는 사람에게도 나도 착하게 대하고,
나를 나쁘게 대하는 사람에게도 역시 착하게 대하라.
내가 그 사람을 나쁘게 대하지 않았다면
그 사람도 나에게 나쁘게 대하지 않는다.

아이와 함께 고전을 읽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고 나면 추후 교우관계나 형제자매 간의 다툼에 대해 지도할 때 도움이 됩니다. 중학년이라면 <명심보감> 완역본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주로 아이들과 활용하는 완역 책은 홍익 출판사의 <명심보감>이고, 필사와 간단한 워크북으로 구성이 잘 되어 있는 책은 <인성 쑥쑥 한자 쑥쑥 초등 명심보감>, <하루 10분 명심보감 따라 쓰기>가 있습니다.

초등학생 고전
출처: 교보문고

3) 5~6학년에 고전 읽기를 시작하는 경우

고학년은 생각 수준이 높아서 더욱 깊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명심보감> 완역 책으로 시작해도 좋고 <논어>와 <채근담>도 추천합니다.

<논어>는 공자와 그의 제자들이 세상 사는 이치나 교육, 문화, 정치 등에 대해 논의한 이야기들을 모은 ‘시대를 뛰어넘어 삶의 지혜를 전하는 동양철학의 최고봉’이라고 불리는 책입니다. 마음을 깨우는 좋은 글귀가 많으니, 아이와 함께 하루에 한 편씩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어려운 부분보다 이해할 수 있는 내용에 집중하여 경험과 연관 지으며 읽기를 추천합니다. 추천 책으로는 완역 <논어>, <어린이를 위한 논어 따라 쓰기>, <기적의 명문장 따라 쓰기>가 있습니다.

<채근담>은 ‘동양의 탈무드’라고 불리는 책으로 입신출세나 부귀공명보다는 나무뿌리를 먹듯이 평범하고 담담하게 사는 즐거움을 담고 있습니다. 현재 자기 모습을 사랑하고 원만한 생활을 하기 위한 마음 수양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추천 책으로는 완역 <채근담>, <어린이를 위한 채근담 따라 쓰기>, <어린이를 위한 채근담 쓰기 노트> 등이 있습니다.

특히 고학년은 고전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글쓰기도 추천합니다.

초등학생 고전

고전 글귀로 아이와 쉽게 대화 나누는 방법

고전 글귀를 접하면 아이와 어떻게 대화를 나눠야 할지 막막하시죠? 학교에서는 아침마다 칠판에 고전글귀를 쓰고 대화를 나눕니다.

채근담 필사

고전을 읽고 반듯하게 필사해도 좋지만, 아이가 글쓰기보다 대화를 좋아한다면 한 줄씩 읽고 일상적으로 편하게 대화를 나누어도 됩니다. 쉽게 대화할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1) 고전을 읽고 떠오르는 비슷한 경험을 물어본다.

고전 읽기를 통해 아이와의 대화 시간을 가져봅시다. 고전은 소재일 뿐 아이가 학교에서 있었던 일, 친구의 행동을 통해 배웠던 일, 관계 속에서 속상했던 일을 듣고 같이 나누는 겁니다. 고전을 읽다 보면 아이의 마음 그물에 탁 걸린 단어 하나, 문장 하나가 나옵니다. 그럼 그걸 가지고 꼬리를 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겁니다.

<명심보감> 성심(省心) 편에 보면 “정도에 맞지 않는 즐거움을 누렸다면 예측하지 못할 걱정에 대비하라”는 글귀가 있습니다. 아마 아이들도 비슷한 경험이 많을 겁니다. 실컷 게임을 하고 나서야 밀린 숙제가 보일 때도 있고, 좋아하는 아이돌 영상을 보다가 늦잠을 자서 아침이 걱정스러울 때도 있을 것입니다. 고전 글 하나라도 아이들이 요즘 어떻게 생활하는지, 아이들이 무엇을 즐겨하는지에 대한 경험을 나누다 보면 쉽게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습니다.

2) 만능 질문을 활용한다.

고전 글귀가 첫 번째 사례처럼 경험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기도 하지만, 좋은 말인데도 할 말이 떠오르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만능 질문 ‘이 글귀 무슨 뜻인 것 같아?’를 활용합니다. 구체적인 질문도 좋지만 때로는 추상적인 질문도 필요합니다. 이 고전 글귀는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 추측해 보다 보면 아이의 문해력도 향상됩니다. 게다가 아이는 부모가 떠올리지 못했던 새로운 생각을 이야기할 때도 많습니다.

3) 고전 한 문장에 물음표를 붙인다.

동양고전 글귀를 읽고 절마다 ‘왜’와 ‘물음표’를 붙이면 대부분 그럴듯한 질문이 됩니다. <맹자> 공손추(公孫丑) 상에 보면 이런 글귀가 있습니다.

의로운 일이 있다면 반드시 열심히 하되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무리하게 잘 되려고 억지로 조장해서도 안 된다.

이 고전 글귀의 밑줄 친 부분을 의문문으로 만들면 훌륭한 질문이 됩니다.

  1. 왜 열심히 하되 결과에 집착하면 안 될까?
  2. 왜 무리하게 잘되려고 억지로 조장하면 안 될까?

고전 문장을 끊어서 질문을 만들어 보세요. 아이의 사고력을 높일 수 있답니다.

고전 교육에 관심이 있다면 꾸그를 활용해 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꾸그에 ‘고전’을 입력하면 다양한 고전 수업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인문 독서’, ‘인문 고전’, ‘사자소학’, ‘탈무드’, ‘고전 문학’ 등 다양한 강좌로 고전을 경험해 보세요.

아이와 함께 지혜의 정수 ‘고전’을 읽으면서 아이의 사고력과 문해력 인성을 함께 키워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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