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 독서로 글쓰기와 친숙해지는 법.
- 글쓰기 실력 키우는 2가지 독서법
- 아이가 읽을 책, ‘이렇게’ 고르세요.
- 글쓰기의 최고 덕목은 00입니다.
Editor Jeong Tan(정탄) Career 전직 14년 차 초등 교사, 현 제이티스쿨 대표
안녕하세요, 전직 14년 차 초등 교사이자, 현재 꾸그에서 다양한 인문학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정탄입니다. 오늘은 지난 초등학생 글짓기 가이드 1편에 이어, 독서를 통해 글쓰기 실력을 키우는 방법을 알려 드리려 합니다.
1. 소설책으로 글쓰기와 친숙해지기
글짓기의 연료는 독서입니다. 자동차의 연료가 석유인 것처럼 글짓기의 연료는 당연히 독서입니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해서 글을 잘 쓰는 것은 아니지만, 책을 읽지 않고서는 도저히 좋은 글을 쓸 수가 없습니다.
어린아이가 부모의 표정과 행동을 따라 하듯, 작가들의 문체와 필법을 따라 하며 자연스럽게 글쓰기 실력을 쌓기 마련입니다. 훌륭한 작가들의 표현은 때로는 가슴을 울리고, 일상에서 자연스러운 감동을 안겨줍니다.
그렇다면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요?
세상에서 제일 맛없는 떡볶이가 엄마가 만든 떡볶이라고 하죠. 우스꽝스러울 수 있지만, 엄마가 만든 떡볶이는 분명 건강한 맛을 담고 있을 거예요. 그렇지만 맛은 없죠.
독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지식도서보다는 소설을 먼저 읽는 편이 좋습니다. 과연 초등학생이 한국사 세계사를 읽는다 해서 역사를 이해할까요?
단순히 을지문덕, 광개토대왕, 이순신이 무슨 일을 했는지는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입니다. 그냥 정보를 아는 것일 뿐입니다.
2. 독서를 통해 스토리텔링과 묘사 익히기
①스토리텔링이 담긴 책의 줄거리 파악하기
따라서, 스토리텔링이 있는 독서가 먼저입니다. 이때 소설을 읽으면서 해야 할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줄거리 파악입니다.
소설에는 반드시 주인공이 나오고 사건이 발생합니다. 때로는 상처를 입기도 하나 결국엔 이를 해결하면서 성장하는 ‘기-승-전-결’의 구성으로 진행됩니다. 해피 엔딩이든 새드 엔딩이든 간에, 이야기가 끝나게 됩니다. 이때 자연스럽게 ‘인과 관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든 갑자기 일어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상황 묘사로 천천히 빌드업되며, 주인공의 말과 행동으로 사건의 복선과 암시가 분명하게 제시됩니다. 이는 곧 앞으로 일어날 사건을 예측할 수 있게 합니다.
글을 읽는 것만으로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관해 이미 뇌에서 시냅스 작용을 하고 있을 겁니다. 바로 이 능력을 기르는 게 중요합니다.
재미있는 이야기엔 퍼즐 조각이 짜맞춰지듯 정교한 암시와 반전이 있기 마련입니다. 추리 소설이나 해리포터 시리즈도 훌륭한 교재가 될 수 있습니다.
②소설 속 다양한 묘사 표현 감상하기
두 번째로, 앞서 말한 소설 속의 맛깔나는 ‘묘사’를 느끼는 것입니다. 언어의 맛을 느끼는 것이 먼저입니다. 예를 들어 <어린 왕자>의 명대사 “가령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나는 세 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는 어떤가요? 감정 표현에 더해 묘한 설렘까지 느끼게 합니다.
만약 책의 내용과 비슷한 경험이 있다면, 공감이 더 크게 옵니다. 같은 이야기와 경험이라도 생각을 다르게 풀어내는 게 작가이며, 이것이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가 있는 책을 먼저 읽고 흐름을 파악하는 능력이 생기면 언어의 맛을 느끼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그때부터는 글쓰기가 아주 재미있는 놀이가 될 것입니다.
할 말을 전부 다 하면 평생 답답함도, 내 생각을 표현하고 싶다는 감정도 못 느끼지 않을까요? 비록 할 말은 다 못 하더라도, 형형색색의 생각과 고민이 담긴 물감을 독서라는 흰 종이 위에 짜 놓으며 시작해 보세요. 적어도 내가 무슨 생각을 하며 살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거예요. 누가 알아요? 혹시 근사한 작품이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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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이가 읽을 책, 직접 선택해보기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될 때가 많죠. 운동이 몸에 좋다고 해도, 올림픽 선수나 국가대표 선수의 운동법이 항상 나에게 맞을까요?
독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가 쇳덩어리를 더 무겁게 한 번 더 들든 간에 나에게 맞는 독서법이 최고의 독서법입니다.
그렇다면 나에게 맞는 책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백화점에서 옷을 고를 때처럼, 여러 책을 훑어보고 마음에 드는 책을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맘에 드는 제목을 고르고 목차를 살펴보세요. 자신의 취향에 맞는 문구나 단어가 나오면 멈칫할 거예요. 여러분이 익숙한 주제면 더 깊이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고, 새로운 주제가 나오면 새로운 지적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너무 어려운 책은 지루하고 난해할 수 있습니다. 초보자라면 가벼운 에세이나 청소년 소설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필자도 독서를 꾸준히 하고 좋아하지만, 10분 이상 읽는데 지루하거나 난해하면 고민하지 않고 바로 덮어버립니다.
책을 직접 고르고 나에게 맞는 책을 찾는 시간은 정말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추천 도서는 남이 추천해 준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죠. 책은 ‘추천’이 아니라 ‘선택’되어야 합니다.
본인의 두 눈과 손을 이용해 직접 보고 만지고 읽어보세요. 엄마가 사준 옷만 입어서는 “인싸”가 될 수 없죠. 오랜 시간 고민하고 집어 든 책이 여러분의 ‘인생책’이 될 가능성이 높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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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독서를 통해 느낀 감정을 글로 솔직하게 표현하기
아이들에게 사과를 그려보라고 한다면, 아이들은 과연 어떤 사과를 그릴까요? 아마도 동화책 속 백설 공주가 먹은 것처럼 새빨간 사과를 상상할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사과는 어떨까요? 현실에서 보는 사과는 그렇게 완벽하지 않습니다. 초록색에 무늬가 있고 여러 색이 섞인 사과가 보통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빨간 사과는 우리가 사과에 대해 가지고 있는 ‘관념’이고, 실제 사과는 ‘감각’입니다. 우리가 직접 보고 만져보고 맛보는 것이죠.
그런데 왜 우리는 백설 공주가 먹은 그런 사과를 상상할까요? 현대 사회에서는 영상매체와 소셜 미디어로 인해 실제로 경험하지 않은 것도 이미지로서 우리에게 익숙해지고, 때로는 그것이 우리의 경험을 대체하게 됩니다.
글쓰기에 있어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어떤 주제로 글을 쓴다고 할 때, 우리는 종종 관념에 따라 쓰게 됩니다.
예를 들어 ‘명절’이라는 주제로 글을 쓴다면, 대부분은 명절을 행복하고 아름답게 표현할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경험은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명절에 대한 경험을 물어보면, 행복하지 않은 기억도 많을 겁니다.
따라서 글쓰기를 할 때는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허구나 이상화된 관념이 아니라 진실한 경험을 담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자신의 감각과 경험을 쓸 수 있고,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게 됩니다. 인생은 행복할 필요 없이 그저 있는 그대로가 인생이죠.
저는 꾸그에서 글쓰기를 비롯해 북토크, 토론, 인문학 등 다채로운 주제로 아이들과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글쓰기와 독서 수업이 형식적인 공부가 아니라, 자신을 알아가는 재미있는 ‘과정’으로 다가왔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청소년 소설의 주제가 ‘성장’ 이듯, 수업을 통해 아이들과 제가 함께 성장하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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